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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대란, 보안불감증이 아닌 공공성 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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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1.30 20: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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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대란, 보안불감증이 아닌 공공성 불감증
2003-01-27
진보네트워크센터 기술국
지난 25일, 한국통신(이하 "KT") 혜화전화국의 DNS 서버에 대량의 패킷이 유입되면서 주말 인터넷 대란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현재 국내 인터넷 이용량의 54%를 담당하고 있는 KT의 DNS 서버 마비는 MS-SQL 서버를 공격하는 웜 바이러스가 그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수많은 정보통신 관련자들의 간담을 서늘케 한 주말의 사태는 진정 인터넷과 일상생활과의 유착이 어느 정도까지 진척되어있는지 몸소 실감케 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언론과 정보통신부, 여타 정보통신관련 업체들은 사태의 근본적 원인제공자라는 멍에의 자리에 바이러스 불감증, 해킹 불감증, 불법복제에 대한 불감증을 앉혀놓았다. 마치 수만대의 차가 추돌한 도로위에서 이번 대형사고의 책임은 '운전자들의 운전미숙'이라고 결론짓는 듯하다. 그러나 이번 대란의 근본 원인은 웜바이러스의 태생 목적만 살펴봐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원래 웜 바이러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사와 백악관을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진 바이러스이다. 그건 모든 웜바이러스가 MS를 공격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잘 드러난다. MS의 기술독점과 시장독점은 단순히 한국내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그간 국내 IT 사업이 망 사업 위주로 진행, 재편되면서, OS 독점 문제나 기술의 사회적 문제등에 등한시 한 나머지 대부분의 공공망과 대형영업망에 대한 MS 소프트웨어의 점유는 보다 과도, 공고해졌으며, 이로 인한 주말 대란의 여파는 결정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보안의식의 허술 역시 올바른 지적이긴 하다. 그동안 국내의 보안의식, 개인정보에 대한 보호의식의 해이 등은 수없이 제기되어온 문제이다. 하지만 보안패치 설치 문제로 점철되고 있는 이번 문제는 비단 국내에 한정된 문제도 아니며, 모든 대중이 이런 보안 대책을 솔선수범하여 잘 따라주길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한 발상이라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이번 사태를 기회로 마치 대중을 대상으로 한 보안 패치 생활화라는 새로운 학습이 진행된 인상도 없지 않다.
인터넷은 이미 우리의 생활 깊숙히 자리를 잡고 있으며, 철도와 도로처럼 정보사회를 지탱하는 토대이다. 그러나 온라인 기간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그다지 공공적이지 못하다. '인터넷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의 베일을 한 꺼풀만 벗겨보면 MS 라는 독점 자본이 장악한 거대 상업망에 불과하다.
이번 대란의 해결책을 찾는 그 시작점은 결코 이용자들의 '보안불감증'이 될 수 없다. 정보사회 국가기간망의 공공성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이번 사태가 보여주듯 국가 기간망이 특정기업에 의해 사유화되어버림으로 인한 폐해는 매우 치명적이다. 이런 측면에서 인터넷 이용량 54%를 담보하는 KT의 민영화는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또한 공공기관의 자유소프트웨어 사용과 국가적 지원 역시 시급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더불어 정보사회에 대한 국제적인 움직임에 함께 동참하면서 대중을 위한 공공성 확보를 위한 논의와 실행이 계속되어져야 할 것이다.